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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의 시작 (1일차 - 4월29일) 전날 밤 거의 밤샘하다시피 야근을 해서 비몽사몽이었다. 일단 잠부터 자고 점심때 되서야 겨우 준비하기 시작했다. 대충대충 싸고 환전도 그냥 동네 은행에서 달러로 하고선 링깃은 전혀 준비해가질 않았다. 이 여행의 가장 큰 목적은 휴양 그리고 바다에서 수영하기였다. 그래서 수영복과 오리발 등에만 신경을 썼다. # 공항에서 호텔로 공항에서 수속하고 비행기에서 약 5시간 동안 숙면 후 코타키나발루 공항에 도착. 너무 성의가 없어보이는 한줄이지만 정말 그랬다. 그냥 좀 먼 동네의 시외버스 타듯 비행기 타고 도착했다. 공항에 가면 뭐 택시타는 곳 표시가 어딘가에 있겠지 하며 둘러보자 택시 푯말이 눈에 띄였다. 그 표지판을 따라가보니 택시데스크가 있었다. 그곳에서 호라이즌 호..

# 여행은 지르는 거다 올 초에 진마켓으로 특가항공권을 오픈했길래 한번 봤지. 이때까지만 해도 정말 갈 생각은 없었다. 그저 어디로 가는게 좋을까 상상하면서 여기저기를 보던 와중 끌리는 곳이 두 군데! 비엔티엔(라오스)과 코타키나발루(말레이시아)였다. 라오스는 예전에 태국여행갔을 때 들은 얘기로는, 굉장히 조용하고 물가도 저렴하고 푹 쉬기 좋았다고 했다. 빠이보다 더 힐링하기 좋았다니!! 그래서 언젠간 꼭 가야지 하고 있었는데 마침 꽃보다 청춘 프로그램 덕분에 인기가 많이 높아졌다. 자리도 없고 가격도 많이 비싸졌다는 얘기. 그래서 자리도 되고 날짜도 휴일과 겹치면서 저렴한 데 어디 없을까 하고 보니 코타키나발루였다. 사실 여기는 전혀 생각도 안하고 있었는데 마침 회사일 때문에 코타키나발루를 좀 알아보다..

이 책의 저자는 처음부터 이렇게 말한다. 심리학의 최대 과제 중 하나인 그림자를 다루지만 영적 지침서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책이라고. 신비스럽고 영적 체험을 바탕으로 내면의 그림자에 대해 이야기한다. 신학을 배우거나 종교가 있는 사람이라면 거부감 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주로 영성과 기독교적인 표현을 사용하다보니 기독교를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약간 불편할 수 있는 책이다. 하지만 큰 틀에서 봤을때 그림자가 가지는 특성과 잠재력,그 그림자를 다루고 통합해야한다는 이야기는 꽤 흥미있었다. 내가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낭만적 사랑이 가져오는 그림자의 측면이었다. 자신의 연인이나 배우자에게 신의 이미지를 투사하는 것은 자신의 어두운 면인 두려움이나 근심거리를 투사하는 것만큼 위험하다. 우리는 사랑..

요즘 보기 드물게 번잡하고 정신없이 편집된 책이다. 중간중간 글의 배경색이 바뀌거나 패브릭패턴이 들어간다거나 하는 등의 난잡함이 책을 더욱 조잡스럽게 만들었다. 정말 시각적으로 끔찍한 편집디자인이었다. 게다가 책의 내용 또한 그리 알찬 것도 아니다. 이 얘기 저 얘기 다 담다보니 어떤 책인지 큰 중심이 보이지 않는다. 소개를 하자는 건지, 잡담을 하자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책을 수십개 모아놓고 요리해보라고 하고 그걸 아울러 통섭의 식탁이라고 이름 붙인 것 같은데 정말 요리하길 바란다면 재료의 특성이 어떤지 어떻게 요리하는지 제대로 알려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저 개인적인 이야기와 지식을 뽐내는 내용, 짧은 글이지만 무슨 말인지 주제가 보이지 않는 글, 시각적으로 더욱 불편한 가독성. 정말 좋지 않은..

단호한 말투로 묘사하는 문체가 읽는 내내 나를 압도했다. 무겁고 딱딱한 분위기였다. 왜 이렇게 철근에 눌린 것 마냥 갑갑하고 묵직하게 이야기하는 걸까 하며 읽다보니 차츰 알 수 있었다. 이 책이 어떤 사건을 그려내고 있는 지를. 한국 현대사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들은 알아챌 것이다. 바로 80년 5월 18일에 광주에서 일어났던 민주화운동을 그려낸 책이었다. 그저 이 책을 추천한다는 말 하나만 믿고 아무런 정보없이 선택했었다. 그래서 소재를 눈치챘을 때 놀라웠다. 이 힘든 소재를 선택하기도 쉽지가 않았을 텐데 말이다. 작가는 마치 자신이 그 당시를 겪었던 당사자가 된 듯 감정이입을 한 것 같았다. 읽는 내내 나도 살이 떨리고 무서웠을 정도였다. 쓰면 쓸수록, 후반부로 가면 갈수록 몰입도가 높아졌다. 초반엔..

작년 즈음에는 짧은 문장 하나만으로도 가슴에 박혀들어와 어쩔 줄을 몰라 그저 눈물만 흘렸더랬다. 그 때 나를 많이 울렸던 문장들은 주로 이곳에서 발췌된 글들이었다. 그래서 반드시 이 책을 읽어보리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 때와는 달리 읽는 사람의 감성이 많이 달라진 모양이었다. 예전만큼 그 문장들이 아프게 발자국을 남기지 않는다. 내가 마음이 많이 평온해졌다는 증거였다.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 누군가에게는 하품이 날 정도로 지루하고 건조하게 느껴지겠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행복이다. 이렇게 평온하기 그지 없는 나에게 가장 마음 아팠던 부분은 음식과의 이별했던 이야기다. 우리는 일생토록 많은 음식을 먹으며 지낼 텐데, 그 즐거움을 영영 맛보지 못한다니. 내가 본 이별 중 가장 슬픈 이별이었다. 몸 관..

15년에 읽은 첫 책이다. 이미 12월부터 읽고 있었지만 게으름을 피운 덕분에 독서일기를 이제사 쓰게 되었다. 미국문화에 대하여 여러가지 부분들을 조명하여 이렇다라고 분석 또는 본인의 생각과 경험을 이야기하는 책이었다. 책이 나올 당시라면 으흠~ 그렇군 하면서 읽었을 법 했지만 어느 정도 미국 영화와 드라마 그리고 여러 칼럼 덕분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후라 그런지 그다지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었다. 그리고 솔직히 재미가 없었다. 제목은 이게 뭐지? 하고 호기심을 자극하지만 읽어보니 별 내용이 없었다. 그래서인가. 딱히 기억나는 내용도 없다. 그저 미국이란 나라가 거대하고 수많은 자본이 지배하여 옴싹달싹 할 수 없다는 느낌이 좀 강할 뿐이다. 이렇게 많은 돈들이 이익관계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나라라면..

어느새 한 해가 이렇게 지나갔다. 올해 초만 해도 뭔가 해야할 것 같은 조바심에 안절부절했던 게 벌써 옛날 일 같다. 지금 이렇게 돌아보니 올해는 나에게 다른 해보다 유난히 많은 일들이 벌어졌었고 많은 것을 했던 해이다. 가장 충만하게 채운 해였지만 욕심이 많았는지 조금 아쉽기도 하다. 그 아쉬움중의 하나가 읽었던 책의 권수. 14년 한 해동안 23개의 작품을 읽었다. 대략 50권이라도 읽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열심히 읽지 않은 것 같다. 내가 읽은 책들을 살펴보았다. 여기서 읽었던 책들은 딱 한권 빼고는 전부 집에 있었거나 중고서점에서 샀던 책들이다. 앞으로 더 많은 책들을 보기 위해서 다시 보고싶은 책은 남기고 나머지는 다시 중고서점에 팔았다. 그렇게 남은 책들을 모아보니 8권. 그래서 올해의 결산..

요즘 내가 마음이 많이 편안해진 것 같다. 힘들 때 읽던 책이 손에서 점점 멀어지는 걸 보니. 붙잡을 땐 언제고, 좀 편해졌다고 놓고 있다. 처음 마음을 유지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임을 다시 느끼고 있다. 그래도 마음을 다잡고 다시 책을 읽어냈다. 짤막짤막 읽다보니 거의 한달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이 책은 E. 자마틴 "우리들", 올더스 헉슬리 "멋진 신세계"와 더불어 디스토피아 3대 소설이라고 한다. 사실 이건 검색해봐서 알았다. 다만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는 읽어본 적이 있었고 조지 오웰의 1984와 비교를 많이 해서 이 책이 궁금했다. 멋진 신세계를 먼저 읽었다 보니 비교를 안할래야 안할 수가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1984의 세계는 숨막히고 갑갑한 통제의 사회였지만 멋진 신세계의 세계는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