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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행도 연달아 가고 수영도 하고 옛날 이야기도 쓰느라 책 읽는데 좀 소홀했다.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순차적으로 어느 정도 해나가면서 여유가 생겼을 때 집어든 책. 읽은 책이 조금씩 쌓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펜을 잡고 글 쓰게 하는 최초의 원동력은 고통이 아닐까 싶다. 소설이나 그림 등 문화예술의 최초 시작점은 아픔에서 시작하는 과정인게 많았다. 이 소설도 마찬가지였다. 작가 스스로의 아픔인지 상상인진 모르지만 여하튼 시작은 주인공의 고통스러운 상황을 털어놓는 데서 시작한다. 그녀를 떠난 남자친구의 빈자리를 느끼는 데서부터. 이 이야기는 여자주인공이 존재하지만 그녀가 주인공이 아닌 것 같았다. 주인공의 시점이지만 그녀가 상처를 견뎌내가는 과정에서 만나는 낯선 사람과 낯선 환경, 낯선..

# 방콕에서 나홀로 다시 혼자로 돌아왔다. DDM게스트하우스의 도미토리룸에는 점점 아는 얼굴들이 사라지고 홀로 남았다. 여행을 떠나게 한 처음의 생각에 빠져볼 시간이 왔다 싶었지. 오롯이 혼자 남는 시간. 일단 걷기부터 했다. 계속 걸어서 카오산로드 어딘가의 음식점에서 포장한 요리를 아침으로 먹고. 이렇게 한국음식을 파는 노점도 보고 타코 비슷한 음식을 파는 가게도 보고. 순대국밥이 무슨맛인가 궁금해서 먹어보고 싶었지만 이미 아침 식사를 한 후라 다음을 기약했지. 그러나 다음 날 아침에 갔더니 없었다. 아쉽게도 이게 내가 본 마지막이었다. 그렇게 거리 구경을 하고 나서 방콕 왕국 가는 길에 있는 공원 사남 루앙으로 향했다. 왕궁을 한번 더 보려고 했던 건 아니고 그저 지나는 길에 보았던 넓고 푸른 풀밭에..

# 현지 친구와 함께 아유타야를 치앙마이에 오래 머물지 않고 돌아온 건 이 친구들 덕분이었다. 나에게 조금이라도 뭔가 해주고 싶어 해서 어디 가고싶은데 없냐며 그 날은 시간을 빼두겠다 했다. 그래서 이 친구들과 함께 아유타야를 갔었지. 어디 가고 싶냐고 묻자 나는 아유타야를 말했다. 이 친구들이 외국인이 왜 이런 유적지에 관심을 보이는지 의아해서 묻더라. 글쎄, 나도 뭐라 답하기 어려웠다. 그냥 저런 유적지를 보고싶다고만 했다.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 대답이 전혀 이상할 것 없이 아주 나다운 말이었다. 특별한 이유 같은 건 없었다. 그저 어릴때부터 이야기가 많이 담긴 것들을 좋아했다. 오래된 것일수록 그 이야기가 많을 수밖에. 역사도 나한테는 하나의 재미있는 이야기였다. 유적은 온몸으로 그 이야기를 뿜어..

# 보쌍 우산공예 마을 혼자 다니게 되니 급 게으름이 붙어버렸다. 일행들과 함께 여행할 땐 정말 열심히 돌아다니고 놀았었는데. 그 친구들은 치앙마이에서의 내 모습을 알면 놀라겠지. 전날 충분히 쉬어줬음에도 불구하고 아침 늦도록 잠을 즐기다가 점심때서야 기어나왔다. 사실 치앙마이에 오래 머물고 싶었지만 방콕에서 기다리는 현지 친구들이 있어서 더 길게 계획할 수가 없었다.그래서 이날 저녁에 돌아가는 여행자 버스를 예약하고 투어는 공예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공예 투어가 치앙마이에 온 가장 큰 이유였으니까. 일단 보쌍 우산공예 마을에 가기 위해 썽태우를 타고 출발. 보쌍 간다고 하고 내리니 이곳이었다. 입구인가. 꽤 화려하게 생긴 문이 저렇게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사람은 많지 않고 굉장히 한산했다. 관광으..

# 치앙마이를 뚜벅뚜벅 누볐던 하루 아침 6시경이었나. 밤새 12시간 가량 버스를 타고 달려오니 온몸이 뻐근거렸다. 젊은 몸이라 해도 계속 게스트하우스의 딱딱한 침대, 버스 등에서 자니 점점 허리가 아파왔다. 얼른 숙소를 찾아 쉬고싶다는 생각 뿐이었지. 이때도 소심한 나는 다른데 알아볼 생각도 못하고 한인 게스트하우스를 찾아갔다. 썽태우니 택시니 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할 생각도 못했다. 무식하게도 그냥 지도 쪼가리로 글씨도 못 읽으면서 걸어서 찾아냈다. 그곳을 어떻게 찾은건지, 지금 생각하면 아우,,, 코리아하우스의 도미토리 룸에 짐을 풀고 일단 휴식을 취한 후 점심 때서야 느긋하게 주변을 돌아보았다. 치앙마이의 성곽 주변을 걸어보았다. 붉은 벽돌의 성곽은 지도를 보니 정사각형에 가까운 모습으로 지어져있었..

# 꼬창에서 방콕으로 그리고 치앙마이로 꼬창에서 아침 일찍 출발하여 거의 오후 두세시 쯤에 방콕의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왔다. 이후 치앙마이를 갈 예정이라 여행자버스를 예약하기로 했다. 치앙마이로 가는 여행자 버스는 저녁 6~7시 쯤에 출발하여 약 12시간 동안 밤새 이동하여 아침 6시에 도착한다. 돌아오자마자 바로 가려 했었지만 일정이 좀 빡빡한 것 같아서 좀 여유있게 다음날 출발하는 걸로 예약을 했다. 그렇게 방콕에서 하루를 더 보냈지. 그리고 그 다음날부터 함께한 일행들과는 헤어졌다. 서로가 돌아가는 날짜와 일정이 다르기에 함께 한 추억을 안고 각자의 여행을 떠났다. 생각해보니 삶도 이런 여행과 같은 거더라. 찰나와 같은 어느 시간 안에서 함께 추억을 공유하고 인연이 다하면 그렇게 헤어진다는 것을. 그..

# 태국의 바다 즐기기 위해 꼬창으로!! 태국하면 바다와 휴양이라는 게스트하우스 주인아주머니의 말에 바다를 고민했지. 파타야, 후아힌, 꼬창, 꼬사멧, 꼬사무이, 푸켓 등 여러 후보지가 있었다. 파타야는 바닷물이 그리 깨끗하지 않고 한국인 천국이라는 말을 익히 들어서 그다지 끌리지 않았다. 후아힌은 섬이 아니라 좀 망설여졌고, 꼬사무이는 교통편이 많이 불편하고, 푸켓은 더 멀고. 꼬창과 꼬사멧이 남았는데 꼬창이 좀더 사람이 적고 여유있다 하니 꼬창으로 결정했다. 여기서 꼬는 태국어로 섬이란 뜻이다. 그래서 정확히는 창이라는 이름의 섬. 버스타고 한 5시간인가 갔었던 듯. 기억이 잘 안나네. 심지어 도착해서 무슨 리조트에 숙박했는지 조차 기억이 나질 않는다... 나는 무엇때문에 그리 열심히 일기장에 기록했..

# 태국 최대의 규모, 짜뚜짝 시장 현지인들도 많이 간다는 짜뚜짝 시장. 뭘 살려고 가는 건 아니고 가장 재미있는 일은 역시 아이쇼핑이니까. 그래서 항상 인기관광지엔 시장이 들어가나보다. 일단 택시를 타고 시장에 도착했다. 대충 입구는 이랬던 것 같은데 지도는 솔직히 봐도 몰랐다. 그냥 가운데 탑을 기준점으로 해서 각자 구경하며 돌아보다가 시계탑 아래서 몇시에 보자 하고 다녔지. 솔직히 그냥 멍하니 눈으로 담기만 했고 카메라는 그냥 장식처럼 들고다녔었나보다. 사진이 거의 없어서 당황. 아래는 시장에서 사먹었던 코코넛 아이스크림과 코코넛 음료였다. 그리고 난 이곳에서 두번의 우연과 마주했다. 한국에서 만났던 태국인을 우연하게 만났다는 것. 그 넓은 태국에서 그 날 그 시간에 마주친 만남. 지금 생각하면 기..

# 카오산 로드에서 역시 습관처럼 일찍 일어나서 게스트하우스 벽에 붙어있는 투어들 중 하나였던 수상시장 투어를 신청했다. 그리고 아침 식사를 하러 나와 인근 노점에서 죽을 시켰다. 저 위에 뿌려진 채소가 팍치인데 우리나라에선 고수풀이다. 다들 이 풀의 향기에 질색을 한다. 하지만 난 이 향이 독특하고 아주 매력적이다. 투어는 12시부터. 우리는 카오산로드에 있다는 맛사지샵을 가기로 했다. 가는 길에 무에타이 체육관도 보이고 바구니에 고양이들이 아침잠을 곤히 자는 풍경도 보이고. 그때는 몰랐었던, 세상엔 사랑할 것들이 이렇게 많구나 새삼 사진을 보며 느낀다. 드디어 카오산 로드에 도착. 길거리에 각종 샵과 음식점들, 주전부리 할만한 노점들 등이 가득하고 택시도 많다. 오토바이를 개조한 택시라는 뚝뚝이도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