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읽은 책 결산

2015. 1. 1. 23:08

어느새 한 해가 이렇게 지나갔다. 올해 초만 해도 뭔가 해야할 것 같은 조바심에 안절부절했던 게 벌써 옛날 일 같다. 지금 이렇게 돌아보니 올해는 나에게 다른 해보다 유난히 많은 일들이 벌어졌었고 많은 것을 했던 해이다. 가장 충만하게 채운 해였지만 욕심이 많았는지 조금 아쉽기도 하다. 그 아쉬움중의 하나가 읽었던 책의 권수. 14년 한 해동안 23개의 작품을 읽었다. 대략 50권이라도 읽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열심히 읽지 않은 것 같다.

 

내가 읽은 책들을 살펴보았다. 여기서 읽었던 책들은 딱 한권 빼고는 전부 집에 있었거나 중고서점에서 샀던 책들이다. 앞으로 더 많은 책들을 보기 위해서 다시 보고싶은 책은 남기고 나머지는 다시 중고서점에 팔았다. 그렇게 남은 책들을 모아보니 8권.

 

그래서 올해의 결산 내용은 살아남은 책과 그렇지 못한 책을 고찰해보기로 했다.

 

 

 살아남은 책 

1. 밤의 피크닉 (온다 리쿠 / 북폴리오)

독서일기의 첫번째 책. 감정적으로 힘들 때 이 책이 나를 울렸고 독서일기의 시작이 되었다. 쉽게 읽을 수 있고 함께 성장했던 이야기로 나에게는 특별한 책 중에 하나.

2.책인시공 (정수복 / 문학동네)

이 책의 한 구절 덕분에 책 속으로 도피할 수 있었다. 나중에 또 다른 아픔이 찾아오면 다시 집어들고 싶어서 남겨두었다.

3.수레바퀴 아래서 (헤르만 헤세 / 더클래식)

성장과 관련된 소설이다. 결말은 슬펐지만 작가는 자신의 고통을 써내려감으로써 스스로 위로하고 해방했던 것 같다.

4. 지금 시작하는 인문학 (주현성 / 더좋은책)

인문학 기초를 다지기에 좋은 책. 체계가 잘 되어있고 단단한 기본기를 잡기에 좋았다. 배움의 즐거움을 자극시킨다.

5. 감정수업 (강신주 / 민음사)

스피노자가 분류한 감정을 설명하면서 함께 소개했던 책들을 나중에 읽어보고 다시 이 책의 저자가 해석한 측면도 참고하고자 남겨두었다.

6. 철학이 필요한 시간 (강신주 / 사계절)

철학을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상담하듯이 쓰여졌고 강의 듣듯이 읽은 책이다. 감정수업과 더불어 철학책을 읽을 때 참고해두려고 한다.

7. Q & A (온다 리쿠 / 비채)

대형 재난과 관련된 이야기로 올해 일어났던 큰 사고(세월호) 때문에 더더욱 쉽게 흘릴 수 없는 이야기였다. 그 사고를 기억하기 위한 책.

8. 1984 (조지 오웰 / 책만드는집)

워낙 유명한 세계문학 중의 하나이기도 하지만 아직은 좀 어렵고 예전에 읽었던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신세계와 함께 다시 읽어보기 위해 남겨두었다.

 

 

 팔아버린 책 

1. 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김혜남 / 갤리온)

읽을 당시엔 나한테 도움이 많이 되었던 책이다. 하지만 마음이 편안해지면 다신 안 집어들 것 같다. 대신 후속작인 '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답하다'를 읽을 듯.

2. 밀리언 달러 티켓 (리처드 파크 코독 / 마젤란)

일반적인 자기계발서. 이미 비슷한 내용의 이야기가 많아서 다시 읽지 않을 듯.

3.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 (케이트 디카밀로 / 비룡소)

재미있게도 읽어서 팔지 않고 남겨둘까 고민 많이 했다. 결국 팔았지만 괜히 다시 중고로 사오고 싶은 아쉬움이 드는 책.

4.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박민규 / 예담)

그리 재미있게 읽지 않아서인지 아쉬움없이 판매.

5. 글쓰기 훈련소 (임정섭 / 경향미디어)

도움은 되었지만 어느 정도 아는 내용이어서 내가 다시 읽지 않을 듯.

6. 여행의 공간 (우라 가즈야 / 북노마드)

재미없다.

7. 장미의 이름 (움베르토 에코 / 열린책들)

다시 읽어볼 책이지만 1부와 2부 출판년도를 각각 다른 걸로 사서 그런지 표지디자인에 미묘한 차이가 난다. 나중에 깔맞춤으로 재구매할 예정. 난 깔맞춤이 좋다.

8. 혼자 책 읽는 시간 (니나 상코비치 / 웅진지식하우스)

고통을 이겨내는 방법이 나와 비슷해서 위로가 되었지만 다음번에도 똑같이 위로가 될지는 모르겠다.

9. 모방범 (미야베 미유키 / 문학동네)

정말 재미있게 읽었지만 책이 3권. 그리고 두껍다. 자리차지도 많이 하고 언제 또 읽을지 몰라서 판매했지만 조금 아쉽다.

10.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 / 다산책방)

꽤나 안타까운 감정을 다루고 있어 인상깊었다. 최대한 많은 이들이 읽었으면 해서 판매.

11. 고슴도치의 우아함 (뮈리엘 바르베리 / 아르테)

나쁘진 않았지만 약간의 잘난 척은 내 취향에 좀 안 맞았다.

12. 가짜 우울 (에릭 메이젤 / 마음산책)

친구가 빌려주었던 책이라 원래 주인에게로 돌아갔다. 하지만 소장해서 한번 더 읽어볼 만한 책이다.

13. 옷의 시간들 (김희진 / 자음과모음)

한국 소설이 왜 인기가 별로 없는 지 잘 알려주는 책. 좀 무덤덤하고 그리 재미있지 않았다.

14.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넬레 노이하우스 / 북로드)

과대평가된 책. 이 작가가 인기 있는 이유는 다 그럴싸한 표지 때문일 것이다.

15. 나를 찾아줘 (길리언 플린 / 푸른숲)

이 책은 그래도 위의 책보다 좀 더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었다. 다만 또 읽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아서 판매.

 

 

 

살아남은 이유와 팔아버린 이유들을 정리해보니, 인문학, 철학 위주의 내용이 많이 살아남은 것 같다. 내년에는 내가 읽은 책들이 어떤 패턴을 보일지 나도 사뭇 궁금하다. 내년에는 23권의 두배인 46권에 도전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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