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5 육로로 국경 넘어보기

2014. 10. 17. 10:16

Bucketlist 045 육로로 국경 넘어보기

# 홍콩에서 심천으로 기차를 타고 육로 이동

 

이걸 해보고 싶다고 본격적으로 생각했던 건 3년 전 태국여행에서였다. 그때 여행에 대해 많이 검색해보고 정보를 찾아 헤매던 중 흥미로운 이야기를 발견했다. 비행기를 타지 않고 오로지 육로만으로 태국으로 간 여자 이야기. 지금 검색하니 그 내용이 어디 있는지는 못 찾겠다.

 

여하튼 그 사람은 인천에서 배 타고 중국으로 그리고 중국에서 계속 육로로 이동하여 베트남, 라오스를 거쳐 태국으로 왔다고 했다. 와... 이동시간만 해도 보통이 아닐텐데 어떻게 그런 여정을 했는지 놀라울 따름. 하루 최소 10시간, 보통은 그 이상씩 차량 이동을 몇날몇일씩 했는데 굉장히 힘든 여정이었을 거다.

 

그래서 여행 중 일행들에게 이런 사람이 있었는데 나도 그렇게 육로로 이동해서 동남아 일주 하면 참 좋을 것 같다고 했지. 그런데 뭐... 불가능한 일이었다. 배멀미가 엄청 심한 나로선 12시간 배 이동? 가당키나 한가. 푸하하. 입만 털었네. 그래도 언젠가는 해외여행할 때 육로로 국경 넘어보리라 다짐했지. 우리나라는 육로로 국경 넘는게 불가능하잖아. 거의 섬이나 마찬가지인데.

 

그런데 간만에 버킷리스트를 다시 점검하다가 문득 이게 눈에 띄더라고. 얼레? 생각해보니 내가 육로로 국경을 넘었었잖아! 그때가 언제였냐면 작년, 그러니까 2013년 12월에 홍콩,마카오,심천 출장갔을 때였다. 홍콩에서 심천으로 넘어갈 때 지하철을 타고 쭉 가다가 역 안의 출입국 사무소에서 단체비자 제출하고 심사받고 심천에 입국했다.

 

그건 여행이 아니라 일의 개념이라 그런거 생각할 겨를도 없었고 어떻게 국경을 넘어야 하는지 내가 알아볼 필요도 없이 그냥 가이드 따라가기만 하면 되었다. 그리고 내 머리속엔 육로로 국경 넘는 이미지는 이러했다. 버스 타고 긴 시간 먼지 날리는 길을 달려 출입국사무소에 도착하여 여권에 도장 쾅 찍고 들어가는, 그런 이미지. 이렇게 깨끗하게 지하철을 타니 국경 넘는다는 인지를 못했다.

 

 

그냥 우왕 홍콩 지하철이다~ 하고 찍고 내 일에만 집중하느라 출입국 사무소는 찍을 생각을 미처 못했다. 한참 뒤 곰곰히 생각해보니 육로로 국경을 넘은 게 맞네. 우와. 신기했다. 이걸 한참 뒤에 알다니... 거참. 아무것도 모른 채 할 수도 있다니. 하지만 이걸로 끝내기엔 좀 아쉬운 마음. 언젠가 배낭여행 가서 꼭 다시 국경을 넘어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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