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릉

 

이곳에서 가장 먼저 갔던 곳은 테라로사 커피공장. 커피 매니아 까지는 아니지만 커피가 가진 문화와 분위기를 제법 좋아하는 지라 궁금했다. 빵이 맛있기로도 유명했고 그 장소도 제법 잘 꾸며져있는게 볼 거리도 충족한다 해서 찾아가봤지.

 

역시 비가 내려 추적추적한 날씨. 가을이 지나 겨울의 초입인 12월. 앙상한 나뭇가지와 거의 떨어진 낙엽들. 그 스산한 풍경속에서 커피란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분위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듯한 모습으로, 그곳에 커피공장이 자리하고 있었다.

 

 

내부에 들어가보니 커피커피한 분위기. 커피나무 묘목을 심은 작은 화분, 생두가 가득 담긴 포대, 커피를 추출하는 각종 도구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리고 커피를 눈으로도 즐길 수 있게 하는 아름다운 도자기 찻잔들. 이렇게 생두들도 판매를 했다.

 

 

마침 점심 시간이라 커피와 샌드위치를 먹어보기로 했다. 언뜻 스테이크 샌드위치가 맛있었다는 정보가 떠올라 그걸 주문. 오!!! 세상에. 이렇게 맛있을 수가. 스테이크 아래에 소스와 통곡물로 만들었음직한 빵도 굉장히 맛있었고 토마토와 치즈가 있는 샐러드도 정말 맛있었다. 하지만 최고는 역시 고기. 스테이크 육질이... 와. 스테이크가 이렇게 맛있는 거였어? 하고 놀랐지.

 

 

아직도 이날의 스테이크를 뛰어넘는 또다른 스테이크는 만나지 못했다. 우울했던 이 여행은 쉽게 기억에서 잊혀졌었지만 이 음식만큼은 잊혀질 수가 없었다. 이 여행에서 가장 강렬했던 기억. 하지만 그 강렬한 황홀감만큼이나 큰 좌절감을 곧바로 겪게 될 줄은 몰랐다.

 

다시 시내로 가려고 하니 버스 간격이 무려 2시간이었고 버스는 좀 전에 떠났다고 한다. 테라로사만 있는 이곳에서 두시간 동안 아무것도 못하고 버스만 기다리고... 더불어 기차시간 텀도 길어서 일정 짜는데 애먹었던 여행. 강원도의 열악한 대중교통 상황에 기함을 했던 슬픈 기억이 떠오르는군.

 

이곳은 경포대. 강릉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명소. 겨울의 쓸쓸함이 담긴 마른 갈대. 새들이 참 많이 날아다녔다. 이곳에서는 다섯개의 달을 볼 수 있다며 누군가 이런 표현을 했다. 하늘의 떠 있는 달, 호수에 잠긴 달, 바다에 떠 있는 달, 술잔에 비친 달, 님의 눈동자에 어린 달이 그것 낭만이 담뿍 담긴 시적인 표현이다. 하지만 난 이 문구에 속은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ㅠ_ㅠ

 

 

경포대에 올라 호수 전경을 찍어봤지만 참 쓸쓸한 풍경이 아닐 수 없었다. 다시 경포대 주변을 걷다가 이렇게 바람개비를 설치해놓은 모습에 찰칵. 그리고 양귀비 꽃 사진도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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