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번째 역 : 부산 2


달맞이길. 문탠로드. 내가 이곳의 이름을 어디서 들었냐면, 운전면허따려고 학원다닐때 픽업해주시는 셔틀 기사님이 자긴 부산에서 달맞이길이 가장 좋았다고 했다. 그곳의 바다 색깔은 정말 예뻐서 해운대, 광안리는 별로 좋다고 생각도 안했다고. 얼마나 예쁘길래 유명 해수욕장 저리가라일까.

 

달맞이길을 향해 가는 도중 바다로 향하는 길, 하늘로 향하는 기찻길을 마주쳤다. 철로에 뛰어들어 사진찍으며 노닥거리기도 하고 등등.

 

 

걸어서 걸어서 달맞이길 도착. 왠 숲이 나오네. 그냥 해변이 보이는 바다 옆 길이라고만 생각했지 그게 숲길일수도 있단 생각을 전혀 못했다. 심지어 트래킹 코스. 어쩐지 등산객 복장의 아주머니들이 많이 보이더라. 이제 가볍게 걸어보세요. 달빛 속에서... 달맞이길은 밤에 가야할 것 같았지만 뭐 그게 중요한가. 아름다운 바다색은 밝을 때밖에 못볼텐데.

 

 

숲길 사이로 보이는 바다. 그렇게 예쁘다던 바다색은 사진에 전혀 담기질 않았다. 하지만 색깔은 확실히 광안리, 해운대 해변보다 아름다운 청록색이었다. 그리고... 바다 빛깔을 보기엔 좀 먼 거리. 거기다 숲이 그 시야를 방해하고. 이 아래에 철로가 있어서 기차도 지나가고 그러더라.

 

 

한 중간쯤 가니 이런 정자가 나오고. 우리는 너무 덥고 더 걷기엔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것 같아서 용궁사로 이동했다. 바다와 가장 가까운 절이라고 한다. 그곳에서 해물쟁반짜장을 사진도 안찍고 마셔버리고. 뭐 나름 먹을만한 맛.

 

 

한가지 소원은 꼭 이루는 해동 용궁사. 내가 무슨 소원을 빌었더라. 뭐 기억은 못해도 항상 비는 소원은 비슷했던 것 같다. 그리고 절이든 달이든 빌었던 내 소원이 이루어진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언제나.

 

 

해동 용궁사의전경. 바다와 굉장히 가까이 있었으며 파도가 철석대는 바위 위의 절. 가만 보면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풍경은 절들이 미리 자리를 맡아놓은 듯 하다. 이동하는 길 중간에 보이는 고양이. 많은 사람들이 사진찍고 구경하는데 그런 것 따위 개의치 않는 듯 그루밍하고 하품하며 졸기까지.

 

 

어느덧 해는 저물었고 우리는 시내로 가서 밥먹고 용두산공원으로 갔다. 부산타워는 그냥 작달막한 사이즈의 전망대. 서울타워처럼 크지는 않았다. 공원 자체도 전체적으로 작고 아담해서 좀 걸을만했던 정도. 서울타워처럼 사랑의 자물쇠도 달수 있게 철조망이 가득하고.

 

 

다음날 우리는 일정이 달라 헤어지고 나는 감천동문화마을로 향했다. 부산의 산토리니라고 한다지. 난 사실 그리스처럼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마을 느낌을 기대하고 갔는데 문화프로젝트로 마을에 미술작품들을 설치하고 색칠해놓은 거라고 한다.

 

 

뭐 그냥 나쁘진 않았다. 하지만 미술프로젝트가 완전히 성공은 아닌 듯. 부산의 산토리니로 홍보는 잘 했지만 미술이 마을 속에 좀 더 깊이 스며들진 못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다시 시내로 이동. 비빔당면을 먹었는데 기대했던 맛보다 별로. 집에서 더 맛있게 만들어 먹을 수 있겠네. 그리고 KTX를 타고 서울로 돌아왔다. 이렇게 첫 기차여행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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