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답게 사는 이야기

# 기다리고 기다렸던 63빌딩 오르기 대회 처음 이걸 해보고 싶다 생각한 건 개그콘서트의 헬스걸 코너의 개그맨들이 올린 인증영상 때문. 그냥 막연하게 생각해 본 적은 있었다. 아래에서 맨 끝까지 걸어서 올라가면 어떨까 하고. 그 코너를 보니 본격적으로 흥미가 생기더라고. 그래서 버킷리스트에 넣어봤다. 꼭대기까지 각 층마다 인증사진 찍기로. 언젠간 해야지 하고 입으로만 하다가 어느 날 지인에게 말하니 아무나 계단 이용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이었다. 헐?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아... 어떻게 허가를 받지. 무슨 좋은 방법 없을까 찾아봤는데 다행히도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있었다. 바로 63빌딩 오르기 대회. 보통은 거의 10월 쯤에 하는데, 올해는 이상하게 아무리 기다려도 계단오르기 대회 공지가 안 뜨더라고...

벌써 온다 리쿠의 책은 세번째다. 불안한 동화는 예전에 읽은 거라 감상을 남기지 않았지만 밤의 피크닉에 이어 상당히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이 소설은 서술방식이 정말 독특했다. 제목 그대로 Q & A 형식. 원인이 존재하지 않는 대형마트의 기이한 재난을 취재하는 한 사람이 직·간접적으로 재난을 겪었던 사람들을 인터뷰한다. 각 챕터마다 오직 두 사람만의 대화가 오간다. 처음에는 그 사건의 원인을 찾아가는 이야기인가 했는데, 사건을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재난으로 인해 겪게 된 감정의 변화, 원래 가지고 있었던 내면 깊은 곳의 무언가의 발현, 자신의 추악한 본성의 발견과 그 고통 등. 그리고 한 시점에 머물지 않고 각 대화에 시간 차이를 두고 연대기 형식으로 사람들의 변화도 함께 그려냈다. 우리에게도 충..

제목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 뽑은 책이다. 더불어 표지 디자인도. 많은 사람들이 표지의 오묘한 느낌에 이 책을 집어들었을 거라 생각한다. 신비한 프롤로그에 끔찍한 살인 사건의 주인공으로부터 묵직하게 시작한다.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많이 풀어놓아 산만하기도 했지만 나름 집중도 잘되고 몰입도도 높았었다. 딱 중반까지는 그랬다. 아쉽게도 중후반에 들어가니 개연성이 많이 떨어졌고 당황스러웠다. 이리저리 풀어놓은 이야기들이 큰 흐름에 편입되지 못하고 흩어져 버렸다. 몇달 전 읽은 모방범도 풀어놓은 이야기가 많았었고 뜬금없이 뭐지? 하는 사건도 있었지만 그것도 마지막에 가서는 유의미하게 잘 엮어냈었는데, 이 작가는 그렇게 영리하지 못한 것 같았다. 특히 주인공 토비아스. 그가 왜 기억을 잃었는지 이유를 알 수가 없었..

Bucketlist 079 아쿠아리움 가보기 # 나에게 아쿠아리움이란 아쿠아리움. 이게 뭐라고 가보고 싶냐고? 그 이유는 감성적인 판타지의 측면이 크다. 그 있잖아, 드라마 보면 남녀가 수족관에서 만나는 그런 장면들. 음,,, 최초의 경험은 영화 후아유. 고등학교 2학년 때 본 영화다. 첫 데이트에서 본 영화였지. 여주인공이 63빌딩 수족관 다이버였는데 사고로 인해 청력이 좋지 않다는 점이 나와 유사해서 마음이 짠했었지. 돌고래와 수달들, 인어쇼,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고도에 있다는 티티카카 호수, 가상 세계 속 호수 위의 섬 등... 이런 요소들이 내가 가진 아쿠아리움의 이미지에 신비감을 덧대어 졌던 것 같다. 아쿠아리움에 대한 또 다른 인상적인 장면은 드라마 어느 멋진 날의 엔딩. 남녀주인공이 아쿠아리..

Bucketlist 045 육로로 국경 넘어보기 # 홍콩에서 심천으로 기차를 타고 육로 이동 이걸 해보고 싶다고 본격적으로 생각했던 건 3년 전 태국여행에서였다. 그때 여행에 대해 많이 검색해보고 정보를 찾아 헤매던 중 흥미로운 이야기를 발견했다. 비행기를 타지 않고 오로지 육로만으로 태국으로 간 여자 이야기. 지금 검색하니 그 내용이 어디 있는지는 못 찾겠다. 여하튼 그 사람은 인천에서 배 타고 중국으로 그리고 중국에서 계속 육로로 이동하여 베트남, 라오스를 거쳐 태국으로 왔다고 했다. 와... 이동시간만 해도 보통이 아닐텐데 어떻게 그런 여정을 했는지 놀라울 따름. 하루 최소 10시간, 보통은 그 이상씩 차량 이동을 몇날몇일씩 했는데 굉장히 힘든 여정이었을 거다. 그래서 여행 중 일행들에게 이런 사람..

요즘 여행도 연달아 가고 수영도 하고 옛날 이야기도 쓰느라 책 읽는데 좀 소홀했다.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순차적으로 어느 정도 해나가면서 여유가 생겼을 때 집어든 책. 읽은 책이 조금씩 쌓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펜을 잡고 글 쓰게 하는 최초의 원동력은 고통이 아닐까 싶다. 소설이나 그림 등 문화예술의 최초 시작점은 아픔에서 시작하는 과정인게 많았다. 이 소설도 마찬가지였다. 작가 스스로의 아픔인지 상상인진 모르지만 여하튼 시작은 주인공의 고통스러운 상황을 털어놓는 데서 시작한다. 그녀를 떠난 남자친구의 빈자리를 느끼는 데서부터. 이 이야기는 여자주인공이 존재하지만 그녀가 주인공이 아닌 것 같았다. 주인공의 시점이지만 그녀가 상처를 견뎌내가는 과정에서 만나는 낯선 사람과 낯선 환경, 낯선..

이 책은 친구가 한번 읽어보라고 빌려준 책이다. 자신을 옭아매는 부정적 감정과 고통의 실체가 무엇인지, 그것을 어떻게 인지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위기의 가능성과 대처 방법 등을 이 책에서 보다 알기 쉽게 체계화하여 설명해준다. 내가 이미 아는 그 모호한 느낌을 좀더 잘 정리해주고 놓치고 있었던 부분을 보충받은 느낌이었다. 특히 불행에 대한 관점이 그러했다. 부정적 감정이 자신에게 일어난다고 해서, 그리고 그걸 털어놓는다고 해서 그게 나쁜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감정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부정적 감정의 실체를 인정했으면 했던 나에게 그걸 받아들이는 넌 마조히스트냐고 비난을 당했었다. 그는 고통도 삶의 한부분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가치관을 전혀 존중하지 않고 통채로 부정했다...

# 영월 아침 일찍 도착해서 영월역에서 씨티투어를 신청했다. 원래는 미리 예약하거나 영월에서 내일로 티켓을 발권해야 하지만 이날 투어 신청자가 적어서 특별히 받아주셨다. 역 근처에서 아침을 먹고 시간이 되자 출발. 이날 씨티투어를 같이 다닌 사람이 나 외에 3명이 더 있었다. 함께 소소하게 이야기 하며 서로 사진찍어주며 돌아다녔었지. 꽤 많은 곳을 돌아다녔던 걸로 기억을 하는데 거기가 어디어디였는지 생각이 나질 않는다. 사진들을 보니 그래도 내가 좀 인상깊게 봤던 곳은 단종이 유배됬던 장소, 청령포. 강으로 막혀있어 배를 타고 가야한다. 과연! 접근하기도 나오기도 어려운 천혜의 유배지였다. 이런 숲길을 따라 이동하다보면 단종이 자주 올라갔다던 노산대가 나왔던 것 같다. 그리고 단종의 묘도 찾아가봤다. 작..

# 대관령 양떼목장 강원도 하면 꼭 한번 오고 싶었던 곳 중 하나. 겨울에 눈 쌓인 절경이 끝내준다고 하니까. 마침 출발 일주일 전쯤 눈이 엄청 많이 왔었다. 혹시 상태가 어떤가 하고 택시기사님께 살짝 여쭤보니 눈 많아요~ 여긴 눈 녹을 걱정 안해도 되요~ㅋㅋㅋ 역시 강원도. 이곳은 정말 어디다 사진을 들이대도 아름답게 나왔다. 나같은 발작가도 어느정도 뽑아내는 수준. 역시 사진은 모델이 좋아야 해. 그래서 난 셀카를 잘 안찍지(흑흑) 어쨌든 양들이 놀았을 법한 목장엔 눈이 이렇게 쌓여 거대한 설국의 세계로 방문자들을 초대한다. 이렇게 오두막 안에 누군가 눈사람을 만들어 놓았다. 이날 사진을 찍으러 많은 사진가들이 왔었다. 아이젠도 준비하고 스키 폴도 준비하고. 난 정말 무식하게 그냥 운동화로 올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