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 동안의 일정 (3일차 - 5월1일)

 

보통 아일랜드 투어를 하면 꽤 지치기 때문에 한두시간 휴식을 취하고 저녁에 시장구경을 하는 걸로 했다. 게다가 혼자다보니 좀 늘어지는 걸 감안한 여유있는 일정이다.

 

제셀톤 포인트로

 │    8시까지 제셀톤 포인트에서 배타고 섬으로

아일랜드 투어

 │    사피섬 스노클링 및 점심식사 후 마무틱 아일랜드

석식 후 야시장 구경

 │   호텔 휴식 후 현지시장에서 저녁식사 및 야시장 구경

호텔 귀환

 

 

 

투어를 예약할 때 호텔에 픽업하러 오냐고 묻자 그건 아니고 직접 와야한다고 했다. 제셀톤 포인트 자체가 항구인데다 전반적으로 시내와 가까워서 그런 듯 하다. 나나문 반딧불 투어는 차를 타고 한 2시간 가량 가야 해서 어차피 타는거 픽업을 하는 모양. 여튼 직접 항구로 간다는게 낯설기도 하고 귀찮았다.

 

 

항구에 도착. 같은 곳에서 예약한 사람이 나 외에도 3명이 더있었다. 한 명은 나랑 동갑인 일본여자, 두 명은 타이완에서 온 자매였다. 서로 어색한 인사를 하고 함께 통통통 배를 타고 사피 섬으로 이동했다. 약 30분 정도 걸리는데 멀미도 안났다. 왠지 예감이 좋았다.

 

 

그 곳에서 한 테이블을 우리에게 주고는 해변에서 알아서 놀라고 했다. 그런데 수영복으로 갈아입을 공간이... 뭐 수영복을 안에 입고 왔으니까 에라모르겠다. 훌렁 벗어제꼈다. 그런데 뭔가 좀 이상했다. 비키니를 입은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다. 여긴 휴양진데 뭐지...? 좀 걷다보니 한쪽 구석에 비키니 입은 백인언니들이 몇명 있었다. 그게 전부였다.

 

생각해보니 이곳은 이슬람교도가 절반이상인 나라. 현지여자들은 거의 가리다시피 했다. 심지어 긴팔 긴바지도 있었고 노출해봐야 반팔 반바지 정도였다. 혼자... 비키니를 입다시피 해서 많이 뻘쭘했다. 이슬람 국가에 갈땐 몸을 가능한 한 가리는 복장도 같이 준비해주는 게 좋겠다. 심지어 수영복이라도 말이다.

 

어쨌거나 해변에서 헤엄치며 물고기 구경하고 그러는데... 아우, 짜다!! 정말 바다에서 수영하기 힘들다. 너무 짜서 오래 견디기가 힘들었다. 가져온 물을 상당히 많이 마셨다. 섬투어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수영을 하는지 참... 신기할 따름이다. 그래도 전보다 달라진 점은 수영을 좀 배웠다고 동작이 많이 편해졌다는 것. 게다가 오리발도 꼈고!!

 

시간이 어느정도 지나자 가이드가 스노클링 포인트를 알려주겠다며 좀 해변보다 좀 더 먼 곳으로 데려가줬다. 확실히 해변쪽보다 물고기도 많고 예뻤다. 그런데!! 45분 쯤 시간이 지나니 나에게 문제가 생겼다. 그것은 바로........ 멀미. 배로 올땐 멀미가 안났는데...ㅠ_ㅠ 정확하게는 파도의 너울 때문에 멀미가 났던 것이다. 좀 더 깊은 곳이라 그런지 파도의 무게도 해변보다 강했다.

 

더 보고 싶은데 도저히 그곳에 있을 수가 없었다. 견딜 수가 없어 얼른 해변으로 헤엄쳐 갔다. 오리발이 있어서 빨리 벗어날 수 있었다. 오리발 안 가져왔으면 어쩔뻔했어. 하지만 한번 올라온 멀미는 쉽사리 진정되지 않았다. 곧 식사시간인데 줄 서 있기조차 힘들었다.

 

아참. 섬에서 신청한 식사는 현지 뷔페식. 각종 해산물 바비큐와 볶음밥 열대과일 이런거다. 가서 먹을 식당이 그거 말곤 없을 것 같아서 추가비용 내고 했는데 안하는게 더 나았다. 일본인 여자는 그걸 신청 안하고 미고랭을 포장해와서 먹더라고.

 

뭐 여튼 줄서서 음식 받고 앉았는데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어디 멀리 가서 허리를 숙이고 앉으니 바로 쏟아져 나왔다. 기어이 오바이트를 하고야 말았다. 엉엉...... 정녕 바다에서 수영하는 건 불가능한 것인가!! 그래도 좀 토하고 나니 진정이 되서 바로 밥을 먹었다. 토하고 또 먹고. 나 원 참. 그리고 수영을 포기하고 섬을 좀 구경했다.

 

얼마 안 있어, 마무틱 아일랜드로 향했다. 그 일본인 처자는 사피아일랜드만 신청했어서 그곳에 남았고 나와 타이완 자매, 그리고 그 외 현지인들은 배를 타고 이동했다. 한 15분에서 20분쯤 걸렸던 것 같다. 확실히 바다의 색이 사피와는 달랐다. 좀더 맑고 깨끗한 느낌. 역시 현지 사람들이 추천하는 이유가 있었다.

 

 

물 색은 너무 예뻤지만 아까의 멀미 생각 때문에 선뜻 물에 들어가지질 않았다. 그래도 한번 마무틱의 물에 담가보기로 하고 들어갔다. 하지만 역시... 더 있기엔 무리였다. 게다가 체력까지 금새 방전이 되었다. 도저히 안되겠어서 금새 포기하고 나왔다.

 

 

의자에 앉아 해변을 바라보는데 물색이 너무 아름답더라. 그래서 사진 좀 찍고 섬을 좀 구경해보기로 했다. 참 작고 아기자기한 섬이었다.

 

 

아이폰 카메라가 좋긴 하다. 블루 필터를 쓰니 뽀샤시하게 잘 나오네. 바다는 역시 그냥 바다를 찍는 것보다 배와 해변 그리고 구름이 있어야 그림이 산다. 거기에 선착장도 옵션으로 넣어주고.

 

 

워낙 물이 맑고 깨끗해서 그런지 선착장 인근에서도 이렇게 또렷하게 물고기들을 볼 수 있다.

 

 

투어가 끝나고 이제 제셀톤 포인트로 다시 돌아왔다. 너무 피곤해서 얼른 들어가 좀 쉬고싶었다. 호텔로 걸어가는데 왠지 해변가 쪽으로 걸어가고 싶어서 그쪽으로 향했다. 걷다보니 이렇게 생긴 길이 있었고 많은 현지인들이 이곳에 바다를 보며 앉아있었다. 커플들의 데이트 코스인 듯 하다.

 

 

좀 더 걷자 이렇게 석양을 볼 수 있는 전망대 겸 작은 광장이 나왔다. 해가 좀더 지면 석양이 볼만해 질 것 같다. 그리고 그 광정 너머로 시장들이 보였다. 현지 해산물들을 모아놓고 즉석에서 바로 조리해서 주는 모양이었다.

 

 

시장이 어떻게 생긴지 볼 겸 가볍게 쭉 가로질러 가보았다. 다 이렇게 천막을 세우고 테이블을 놓고 한쪽에서 조리를 한다. 손을 꼭 잡고 지나가는 커플도 보이고... 해산물 뿐만 아니라 바비큐로 구워 내놓는 꼬치도 많이 있었다.

 

 

휴. 커플을 보니 괜히 울적. 예전엔 혼자 잘만 놀았었는데. 외국에서도 혼자서 다닌다고 하면 다들 놀란다. 왜 혼자왔냐고... 혼자 올 수도 있지!! 쩝... 일단 호텔로 들어가서 휴식부터 취했다. 좀 자고 일어나서 늦은 저녁을 먹으로 나왔는데 딱히 아는데도 없고 해서 들어갈 때 봤던 시장에 들어갔다.

 

 

이렇게 생긴 좌판에서 식재료를 고르면 된다. 내가 저걸 먹었다는 건 아니고 난 타이거새우랑... 무슨 고동같은걸 골랐었는데 잘 모르겠다. 대충 나오는대로 먹었다. 다만 너무 배고파서 사진찍는걸 잊어버리고 그냥 처묵처묵.

 

 

참. 그날 저녁에 들어와서 몸을 씻는데 기겁을 했다. 내가 선크림을 아침에 딱 한번 바르고 쭉 안발랐더니 완전 몸이 익어버렸다. 비키니 자국도 나고 어깨는 화끈거리는게 옷이 스치기만해도 따끔거렸다. 하필이면 알로에젤도 챙기려다가 괜히 짐될까봐 두고왔는데 왜그랬는지 후회막급이었다.

 

일단은 응급처치로 바디로션을 듬뿍 발라주었다. 열기가 계속 지속되고 있어서 피부의 수분을 보충해줘야겠단 생각에 그거라도. 그리고 수건을 찬물에 적셔서 어깨에 얹어주었다. 그렇게라도 하는 동안엔 좀 나았다. 정말이지... 다음엔 선크림 가지고다니면서 수시로 바르거나 아니면 현지인들처럼 온몸을 다 감싸는 수영복을 입던지 해야지, 원. 피부가 타니까 영 보기가 흉하다.

 

한건 섬투어 뿐인데 참... 지치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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