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으니 마치 학생이 된 기분이다. 알고보면 큰 틀은 청소년기때 학교에서 이미 배운 내용들이다. 그때보다는 각 분야의 세부 내용을 좀더 구체적이고 흐름을 잘 정리하여 설명한 책이다. 지금까지 독서일기를 써온 책은 죄다 감정이입을 했는데 이 책은 현상과 결과를 설명하고 알려주는 정보 형태로 되어있다. 덕분에 감정소모 없이 마음 편안하게 정보를 습득하는 자세로 책을 읽었다.

 

인문학 열풍에 편승한 뻔한 책이라 생각할 것 같은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보통 인문학의 고전이라 불리는 책들은 너무도 어려워서 초보자가 쉽게 접근할 수가 없었다. 배우고 싶은 갈망은 있지만 그에 해당하는 기초 수준이 받침되지 않으면 고전을 이해하기 어려워 포기하곤 했다. 아마 그런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누군들 도덕경이며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을 멋지게 읽고싶지 않겠냔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고민을 한번에 해결해준다. 전체적인 사상의 흐름이 어떻게 진행하며 발전해 왔는지 한눈에 들여다 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오랜만에 공부란 이런 거구나 하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 그동안 인문학이 어려워 도전하지 못했던 나에게는 교과서 같은 책이었다. 두고두고 읽으며 계속 공부해야겠단 생각이 든다.

 

마침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장미의 이름'이란 책을 읽고 있는데 사전 배경 지식을 약간 채우고 보니 좀더 읽기 수월해졌다. 물론 아직 더 부족해서 좀더 공부해야 하겠지만 알고보는 즐거움을 맛봤으니 기꺼이 또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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