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의 이름 (움베르토 에코 / 열린책들)
역시 읽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유명세를 탈만했다. 방대한 사전지식을 요구하는 이 책은 정말 특급몬스터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이 책만은 읽기를 포기할 수가 없었다. 뭔지 모르겠으나 계속 궁금해지게 하는 추리소설의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재미가 없었다면 아마 읽다가 덮었을 지도.
윌리엄 수도사와 그의 제자 아드소가 한 수도원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파헤치는 이야기이다. 윌리엄 수도사가 추리능력을 보여줄 때 마치 난 영국드라마 셜록을 보는 듯 했다. 자신이 관찰하는 것을 토대로 사람을 통찰하는 능력이 꼭 닮았다. 윌리엄 수도사와 그의 스승 로저 베이컨, 그리고 셜록. 섬나라에서 관찰과 경험론을 발달시켜온 영국이란 나라의 특징인가 싶다.
살인 사건 외에도 종교적 토론, 세력의 다툼, 이념의 갈등과 싸움, 한 개인 내부의 갈등 등 중세시대가 가지고 있는 많은 갈등을 그려낸다. 워낙 많은 것을 방대한 지식으로 담아내서인지 책을 다 읽고나서도 아직 뭔지 모르겠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나와는 다른 시대에서 살아간 사람들의 세계관은 참 흥미로웠다. 중세의 암흑기와 혼란스러운 시대상이 낳은 인간들이 어떤 생각으로, 어떤 욕망을 가지고 자신의 세계를 살아가는지 엿볼 수 있었다.
나중에는 좀더 지식을 쌓고 이 책을 꼭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학적, 철학적 등 여러가지 방면으로 접근할 구석이 많은 책이다. 언어는 물론 기호학, 역사학, 철학 등등 작가의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이루어낸 이 책의 세계를 이해하게 된다면 그때는 상당한 지식이 쌓여있지 않을까 싶다. 내년에도 꼭 이 책을 읽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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