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cketlist 088 카지노에서 게임 한번 해보기

# 카지노에 처음 발을 내딛은 날

 

먼저 언제 카지노를 처음 가게 되었는지 부터 말해야 할 것 같다. 때는 아마 2012년쯤? 네네. 고작 2년전인데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사실 2년전인지 3년전인지도 생각이 안나네요. 그래요. 원래 기억력 따위 존재하는지도 의문이에요.

 

어쨌거나! 일 때문에 하이원 리조트에 숙박을 하게 되었는데 알고보니 예약이 카지노가 있는 호텔로 잡혀있었던 것이다. 지하로 내려가면 바로 카지노가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한국인 입장 가능한 강원랜드 카지노. 그렇게 평생 근처도 갈 것 같지 않았던 카지노를 처음으로 눈 앞에 두게 되었다. 그때 난 가방을 어딘가의 식당에 두고온지라 신분증이 없어서 입장이 불가했었다. 다행히도 마침 일행이 돈을 빌려줘서 주민등록등본 뽑는 기계로 등본을 뽑아 5천원의 입장료를 내고 입장할 수 있었다.

 

가방을 두고 온 덕분에 돈도 카드도 없어서 게임은 못하고 음료만 무제한으로 들이키며 사람들 게임하는거나 구경했었지. 외국인은 별로 없고 거의 한국인이었는데 솔직히 게임을 즐기는 것 같진 않고 대부분 한탕 해보고싶은 욕망만이 눈동자에 어른거렸다. 적어도 내눈에는 그런 공허한 눈동자로 비춰졌다.

 

그렇게 처음 카지노에 입장해봤고 그냥 색다른 경험을 했다고 여겼다. 그리고 버킷리스트를 작성하는데 문득 그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혹시 모르잖아? 그때처럼 인생이 생각지도 못한 곳에 날 데려다줄지 말이다. 그래서 이번엔 게임도 한번 즐겨보는 걸로 버킷리스트에 넣었다. 언젠간 가겠지 하는 마음으로.

 

그런데 정말로 이루어졌다.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순식간에 벌어졌다.

 

 

 

# 마카오 베네치안 호텔에서 카지노 게임을 하다

 

작년 12월. 마카오에 출장갈 일이 생겨 떠나게 되었다. 원래 내가 갈 출장은 아니었는데 사정상 그렇게 결정이 되었다. 그래도 내가 카지노에서 게임을 할지도 모른단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일로 가는 거였으니까.

 

< 관음당 >

 

마카오에서 투어를 하는데 가이드가 관음당이란 사원 앞에서 이런 말을 했었다.

"관음당에는 나선형의 향이 천장에 달려있는데 재가 머리에 떨어질 수도 있으니 조심하세요. 그런데 한국인들 사이에선 재미있게도 이런 미신이 있어요. 그 재가 정수리에 떨어지면 카지노에서 잭팟이 터진다고요. 근데 미신은 미신일 뿐이니까. 떨어지면 뜨거우니까 조심하세요~"

 

그리고 내 정수리에 그 재가 떨어졌다. 아하하. 말 끝나기도 무섭게 바로 나한테 이런 일이. 난 잭팟이고 뭐고 뜨거워서 막 털면서 머리에 땜빵 생기는 거 아냐? 하고 걱정하고 있는데 그걸 본 사람들이 카지노에서 꼭 게임을 해야겠다고 부추긴다. 에이 설마요, 하면서도 신기한 경험에 얼떨떨했다. 그런 나머지 관음당의 향사진은 찍어둘 생각도 못했다.

 

다음 투어인 베네치안 호텔. 가이드가 이것저것 호텔 특징과 구조에 대해 설명하고 카지노도 안내했다. 그리고 원래는 카지노 게임 설명은 안하지만 이번엔 특별히 알려준다며 슬롯머신에 데려가줬다. 알려주려면 일단 해볼 대상이 있어야겠지? 역시 내가 당첨!! 머리에 재도 떨어져봤는데 한번 해봐요. 정말 궁금하다~~~ 사람들이 정말 잭팟 터질지 궁금해한다.

 

그렇게 홍콩달러 HKD$100을 슬롯머신에 투입. 뭐라뭐라 설명하는데 다까먹고 그냥 버튼만 눌렀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도 그냥 얼추 비슷하게 베팅하고 버튼만 주구장창 누른다. 버튼을 누를때마다 화면에 돈이 없어졌다 늘었다를 반복한다. 사실 그렇게 재미있진 않았다. 한 30분 뒤 그냥 접고서 금액을 보니 $116. 역시 잭팟이 나한테 터질 리가 없지. 나한텐 게임을 해봤다는 것 자체가 잭팟이다. 잃지 않은게 어디야. 오히려 쬐끔이라도 땄잖아?

 


< 베네치안 호텔 >

 

그렇게 게임을 마치고 호텔을 돌아다녔다. 카지노도 촬영금지라 베네치안 호텔의 명소만 사진 찍었을 뿐. 트루먼쇼처럼 인공하늘이 있고 호수안에 작은 운하가 있는 곳을 사진으로 좀 담아두었다. 이곳이 꽃보다 남자 촬영지라고 하더라고.

 

여하튼!! 사실 그때까지도 내가 버킷리스트의 한개를 했다는 인지조차 못했다. 한참 뒤에 버킷리스트를 정리하고 나서야 헐 이루어졌네! 했지. 정말 신기하지 않은가? 그저 써놨을 뿐인데 예기치 못하게 사건은 벌어지고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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