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답게 사는 이야기
그냥 실용서라 생각했는데. 참 묘한 감정이 들었다. 글쓰기에 얽힌 개인적인 경험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사실은 글쓰는 방법에 있어 뭔가 획기적인 방법이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읽었었다. 그래서 평가하는 서평이 아니라 독서일기답게 내 경험을 자유롭게 쓰기로 했다. 한 5~6년 전 즈음 해서 블로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커져갈 때 나도 다른 곳에서 블로그를 한 적이 있었다. 주로 영화 감상과 직접 찍은 사진을 올리곤 했다. 그때 난 영화 감상 몇줄 쓰기가 정말 어려웠다. 매번 글쓰느라 몇시간씩 머리를 쥐어 짜내고는 겨우 대여섯줄을 써냈었다. 그런데 언니가 블로그 글을 보고는 멋지게 쓰려는 표현보다 간단하지만 자신의 느낌과 감정을 쓴 글이 훨씬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한결 부담없이 편안하게 글쓰기 시작한 건 그..
헤르만 헤세는 누구나 다 알지만 사실 난 헤세의 작품을 읽어본 적이 없었다. 청소년기에 누구나 다 읽었을 법한 '데미안'은 읽다가 재미없어서 덮었다. 어쨌거나 이걸 산 이유는 단순했다. 세계문학이고 영문본도 함께 있어서이다. 영어공부에 도움될까 하고말이다. 물론 공부를 싫어하는 나란 사람. 역시 영문본은 펼치지도 않았다. 훗. 책은 전지적 작가시점으로 덤덤하고 담백하게 이야기한다. 데미안은 그렇게 읽기 힘들었는데 어째서 이건 읽기 쉬운지, 같은 작가 맞나? 했다. 생각해보니 그때는 번역이 그다지 좋지 못할 때였다. 다들 읽어봤을 '데미안'을 못 읽은 건 단지 번역 때문이라 괜히 탓하면서 읽어내려갔다. 주인공 한스를 짓누르고 있는 기대와 압박, 그리고 무게. 헤세는 자신의 경험이기도 한 한스의 불행을 관찰..
책장에 꽂힌 채 오랫동안 읽지 않았던 책이다. 언니가 산 책이었는데 표지가 벨라스케스의 아주 유명한 그림이어서 강한 호기심을 느꼈었다. (그림에 대해서는 아는 사람도 많고 검색정보도 많으니 생략하고) 현재까지 이 그림의 진짜 주인공이 누구냐에 대해 논란이 많은데 이 소설은 오른쪽 아래 못생긴 난장이가 주인공인 양 초점을 맞춘 표지를 사용했다. 대체 무슨 관련이 있는 것일까. 그렇게 이 책에 대한 첫인상은 아니, 표지에 대한 인상은 강렬했지만 난 이 책을 오래도록 읽지 않고 방치하다가 이제서야 꺼내보았다. 사실 이 책은 쉽게 읽히는 책이 아니었다. 적어도 나에겐 불필요한 묘사와 감정선이 많았다. 그리고 뭔가 끊어지는 듯한 단락과 독백들. 게다가 페이지수도 상당했다. 읽기 시작한 지 일주일쯤 되서야 겨우 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남자주인공 도민준이 읽어서 유명해진 책이다. 이 책을 타이밍 좋게 중고서점에서 발견했고 '이게 왠 횡재냐!!' 하며 바로 구입했다. 읽기 쉬운 동화라고 생각했는데 이상하게 초반부분이 잘 안 읽혀져서 한 몇주는 손을 뗐었다. 그러다가 할머니가 애빌린에게 아름다운 공주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부분에서 난 깜짝 놀라고 말았다. 해피엔딩이 아닌 그 살벌한 반전결말에 말이다. '아니! 무슨 이야기가 그렇게 끝나?' 놀라서 항의하던 에빌린(나도 함께 항의했다)의 말에 할머니는 이렇게 말한다. 사랑이 없는데 어떻게 이야기가 행복하게 끝날 수 있겠니? 그때부터 나는 몰입할 수 있었고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에드워드의 기나긴 여정이 시작되었고 그 속에서 에드워드는 차츰 사랑의 감정을 깨달아간다. ..
얼마 전 읽었던 '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묻다'란 책에서 멘토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이 책을 언급했었다. 이 책의 주인공이 비행기 좌석이 일등석으로 업그레이드 되고 옆자리에 백만장자가 앉게 되는 행운은 현실에선 쉽사리 일어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그의 마음이 열려있지 않았다면 멘토의 조언을 얻어낼 수 없었을 거라고 말했다. 그래서 이 책에서 말한 조언이 궁금해졌다. 읽어보니 여느 자기계발서에도 많이 나오는, 누구나 아는 이야기였다. 그것을 우화 형식으로 알기 쉽게 풀어쓴 내용이다. 내가 다 아는 얘기긴 하지만 그 중 뭔가 쉽게 이해가 안되었던 구절이 있었다. 세번째 법칙; Extend your comfort zone. (자신에게 편안하고 익숙한 영역을 확대하라) 익숙하지 않은 일, 편하지 않은 일을 시도한..
이 책이 내가 독서일기를 시작하게 된 가장 큰 계기이다. 사람은 각자 상황에 따라 크게 받아들여지는 책이 제각각이라는데 정말 그랬다. 남들이 추천하는 책을 읽어도 별로 기억에 안남기도 하지만 우연히 읽은 책들이 가끔 내 마음속에 확 파고 들기도 한다. 그리고 읽었을 당시엔 기억에 담아두지 않았던 구절이 확 떠오르기도 한다. 이 책이 바로 그중 하나이다. 힘들고 지쳐있던 내 머리속에서 갑자기 이 책과 함께 다음 구절이 머리 속에 떠올랐다. 희망 없는 내일과 궁핍이 의식을 목죄었지만 날마다 책들을 읽는 것으로 그 고통을 견뎌냈다. 책이 이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줄 동앗줄이 될 것만 같았고 그것을 부여잡아 보기로 했다. 그리고 그 판단은 옳았다. 정말 나에게 치료제가 되었다. 재미있게도 일년 전 읽었을 때 나에..
솔직히 이 책은 별로 읽고싶은 생각이 없었다. 일단 이걸 지하철에서 읽으면 내 나이가 다 들통날 것 같았으니까. 물론 아직 이 나이가 되지 않았지만 얼마 남지 않았고 꼭 그 나이에만 하리란 고민만 들어있지 않을 것 같아서 한번 집어들어봤다. 친한 언니가 이런 저런 이야기를 건네는 듯한 담백한 문체였고 편안한 마음으로 술술 읽어졌다. 이미 내가 인식하고 있었던 문제를 차분하고 질서정연하게 정리하는 느낌이었다. 사실 다들 누구나 마음으론 어렴풋이 인식하고 있는, 이미 알고있는 내용들이다. 하지만 자신의 문제를 명확하게 보지 못하고 정리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걸 도와주는 나에겐 멘토같은 책이었다. 이 책에서도 그 멘토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정말 본인이 갈망하고 있어야만 그 소리가 귀에 들..
알라딘 중고서점을 어슬렁거리다가 익숙한 작가의 이름을 보고 충동적으로 고른 책이었다. 예전에 언니가 이 작가의 다른 책인 '불안한 동화'를 보여줬었고 그때 처음 알았다. 이 작가의 책은 주로 미스테리, SF 장르물이라고 알고있어서 이 책 역시 그런 장르일거라 생각하고 아무런 정보없이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웬걸? 아무리 읽어도 미스테리는 나타나질 않았다. 미스테리가 뭐였는지 굳이 고르자면 읽어갈수록 베일에 쌓여있던 인물들의 관계와 감정, 갈등이 모습을 드러낸다는 점과 보행제에 전교생이 모르는 인물이 나타났었다는 점이었다. 그렇게 계속 읽어내려가다가 중간쯤에서야 깨달았다. 아! 이건 청춘소설이었구나. 전혀 생각지도 않았고 기대없이 읽었기에 전개가 참 흥미진진했다. 그리고 이 책을 다 읽고나서는 정말 읽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