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3 제주도 여행가기② / 1일 - 몸국, 더마파크, 유리의성, 서커스월드, 말고기
Bucketlist 023 제주도 여행가기 ②
# 하루 동안의 일정 (1일차)
일단 여행사를 하신다는 어머니 친구분께서 도착하는 첫날은 책임져 주시겠대서 그냥 몸을 맡겼다. 이분이 우리 숙소와 렌트카 예약에도 도움을 주셨던 분. 역시 능숙하게 게이트를 말씀하시며 나오자마자 바로 우릴 찾아 렌터카 찾고 바로 외부로 나왔다. 이날의 일정은 이러했다.
●제주 도착 후 중식 : 고르멍들으멍
│ 몸국, 보말성게국
●더마파크
│ 야외기마쇼 관람 (02:30)
●유리의 성
│ 유리조형 테마공원에서 산책 및 전시 관람
●서커스월드
│ 각종 서커스 공연과 오토바이쇼 관람 (17:00)
●석식 : 흑마가든
│ 말고기의 스페셜 코스
●숙소로 이동
# 김포공항, 비행기, 그리고 제주공항에서
제주도를 10살때 가보긴 했지만 어릴 때라 기억이 가물가물하고. 국내선을 거의 처음 탄다고 봐야겠지. 인천공항은 굉장히 자주 가서 안방같았지만 김포공항은 갈일이 많지 않았던 터라 남의 방 같았다. 어머니께서 서두르신 덕분에 2시간 전에 도착. 좌석을 미리 모바일로 지정했으므로 굳이 일찍 올 필요는 없었다. 그냥 한시간 전에 도착하는게 좋았음.
어차피 비행시간은 짧으니까 화장실 갈일도 없을 테고. 그래서 창가쪽 자리 지정했다. 항상 밤비행기를 주로 타다가 오랜만에 한낮에 탑승. 마침 날씨가 좋아서 하늘도 푸르고 구름도 예쁘다. 의도하진 않았지만 햇살 들어오는 방향이 셀카 조명각도로 쏘아주시고. 이 햇살을 조명 삼아 내가 아닌 듯한 셀카를 잔뜩 찍어댔지.
깨끗한 하늘 아래 보이는 제주도. 비행기가 지나가는 루트와 지형으로 짐작컨대, 저 가운데의 물빛이 다른 해변이 아마 협재 해수욕장일 것이다. 그리고 두번째 사진 속 해변은 이호비치. 이곳에서 3박을 하였다.
# 중식 : 고르멍 들으멍
나오자마자 어머니 친구분을 만나 렌터카 하우스에서 차를 찾고 보험 들고 바로 밥 먹으러 출발. 처음엔 고기국수를 먹고싶다고 했다가 식당 도착 후 메뉴를 보자 바로 몸국으로 급변경. 출발 전에 친구가 이거 궁금하다고 먹어보라고 했던 음식이다. 어머니는 보말성게국을 주문하셨다.
왼쪽이 몸국, 오른쪽이 보말성게국. 몸국은 정말 몸이 건강해지는 맛이다. 몸국은 모자반이라는 해초와 돼지고기가 재료인데 모자반이 미역과 다시마의 중간쯤 가는 식감이었다. 돼지고기가 들어갔는데 느끼하지도 않았고 꽤 괜찮은 맛. 하지만 제주도 살았던 어머니는 그닥 좋아하시진 않았다. 보말성게국은 미역과 두부가 들어가 식감이 부드러웠다. 서울사람들 입맛에는 그게 더 잘 맞을 듯.
'고르멍 들으멍'이란 곳에서 식사했는데 알고보니 공항 근처의 숨겨진 맛집이란다. 실제로 갔다 왔다는 후기는 별로 없고 제주도 토박이분들만 식사를 하신다. 담엔 여기서 고깃국수를 먹어보고 싶다. 다른데완 달리 국물이빨갛다더라. 이동하면서 표지판 하나 보이길래 찍었다. 쉬멍 걸으멍 여유있게 여행해야지.
# 더마파크에서 기마공연을
시간이 얼마 없다고 하시길래 후딱 먹고 나와서 따라가봤더니 더마파크란 곳이었다. 아. 쇼시간때문에 재촉을 하셨구나. 2시 30분에 시작하는 쇼였다. 여러 기수들이 필드에서 마상쇼를 펼친다. 신기하긴 했지만 말 위에 뛰어들고 몸을 돌리고 발로 밟고 일어서는 등의 행위를 보니 말이 좀 불쌍해보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본격적인 쇼가 시작되자 정말 기마쇼다운 공연이 펼쳐졌다.
내가 상상하는 모습대로의 기마무예가 펼쳐졌다. 말타면서 활이나 창, 깃발 등을 휘두르고 말 위에 뒤로 누웠다가 옆으로 매달렸다 다시 돌아오는 등의 마상기예를 손보인다. 쉽지 않은 전문 기술이다보니 기마쇼 공연관람료는 다른 테마파크에 비해 비싼 편이었다.
쇼가 끝나고 나오니 셔틀랜드 포니라는 미니어쳐같이 작고 귀여운 말이 있었다. 영국에서 개량한 종으로 어린이들 승마용으로 쓰여다고 한다. 기마쇼에도 중간중간 이렇게 작고 귀여운 말로도 쇼를 펼쳤었다. 우리는 곧바로 유리의 성으로 이동했다.
# 유리의 성에서 야외 유리 조형 관람
국내 최대의 유리 조형 테마파크라는데. 야간개장도 한다는데, 유리이다보니 밤에도 볼 수 있게 반짝반짝 조명설치도 하나보다. 실내에서는 이런 조형전시물과 단품 전시물 등등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맘에 든 건 금괴 조형. 진짜도 아니지만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황홀한 금+ㅁ+
야외로 나가보니 산책로가 있었다. 따라가보니 작은 숲길에 요런식으로 유리조형물을 설치했다. 직접 봤을 때는 햇살에 비치는 반짝임이 굉장히 아름다웠는데 사진을 보니 그때 느꼈던 아우라는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잠깐만으로 눈부시게 빛나는 그 순간을 사진에 묶어두기란 쉽지가 않구나.
# 서커스월드에서 각종 공연과 오토바이 쇼 관람
유리의 성을 나오자마자 바로 어디론가 데려가신다. 역시 관광업을 하시는 분이라 어디에 몇시까지 가야하니 몇분 있어야 한다는 개념이 확실하시다. 오토바이쇼를 보여주시겠다며 서커스월드로 향했다. 5시에 시간맞춰 공연이 시작되었고 저글링, 공죽, 요가 등의 묘기가 무대에서 펼쳐졌다. 이곳은 사진촬영이 안되서 티켓사진만.
묘기가 끝나고 이 쇼의 하이라이트인 오토바이쇼가 시작되었다. 오토바이를 타고 구형태의 조형물에 들어가 옆으로, 거꾸로 도는데 사실 난 좀 무서웠다. 그 구형조형물에 한사람, 두사람, 세사람, 네사람... 사람이 늘어날 때마다 그 좁은 조형물 안에서 부딛히는 등 사고날까봐 내 마음이 조마조마, 염통이 쫄깃해졌다. 다섯번째 사람이 들어가자 어찌나 무섭던지.
그런 짜릿함이 매력이라고 하지만 위험한 건 그리 좋아하지 않아서. 그래도 데려가주신 엄니 친구분 덕분에 태어나 처음 서커스공연을 직접 보고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었지. 뭐 이렇게 오늘의 관광은 끝나고 저녁먹으러 향하는 길에 녹차밭을 마주쳤다. 아마 근처에 오설록이 있었던 모양. 녹차밭은 참 사람을 차분하게 하는 힘이 있지.
# 가장 먹고싶었던 제주도 말고기 식사
드디어 내가 가장 기다렸던 제주도 말고기. 너무도 궁금했던 맛이다. 흑마가든에서 스페셜코스를 미리 예약하셨더이다. 먼저 세팅된 상을 보니 말골분과 엑기스가 놓여져 있었다. 젤 먼저 왼쪽에 있는 말골분을 털어넣고 그 오른쪽의 엑기스를 마시고.
뒤이어 육사시미와 육회가 함께 나왔다. 위에는 염통, 아래는 안심, 사태, 또 뭐라했는지 까먹었다. 육사시미가 어찌나 부드럽던지. 쇠고기의 쫀득쫀득한 근육과 힘줄의 식감이 별로 없다. 상상보다 더 연하고 식감이 부드러워 입에서 살살 녹는다. 잘 아시는 분이라고 우리에게 차돌박이라는 부위를 서비스로 주셨다. 아래의 차돌박이와 육사시미를 함께 먹으니 좀 더 고소한 듯 하다.
아... 내가 꿈꿨던 게 바로 이거야. 글 쓰는 도중에 침이 꼴깍 넘어간다. 그 다음 나온 메뉴는 육회마끼초밥과 만두, 갈비찜이었다. 육회마끼초밥도 맛있었다. 만두도 원래 좋아하는 음식이라 맛있게 먹었고. 다만 갈비찜은 그렇게 맛있진 않았다. 말고기가 찜으로 요리하기에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재료인 듯 하다.
이제 두번째 하이라이트가 왔다. 바로 구이!!! 왼쪽은 안심, 오른쪽은 뱃살 부분이다. 오른쪽을 주목하시라. 가운데 하얗게 떡심같이 지방이 들어가있는데 쇠고기로 치면 마블링 부분이란다. 이 지방부분이 구워졌을 때 맛이 정말 기가 막힌다. 삼겹살 비계처럼 싫어하거나 느끼하다고 편견을 가지고 먹을 부분이 절대 아니다. 하얀 부분이 꼬들꼬들해지면서 구운 고기의 풍미를 더해준다. 앞으로 구이를 먹을 때마다 이 맛이 떠오를 것 같다. 아. 언제 다시 먹어보나.
뒤이어 샤브샤브도 왔지만 너무 배불렀고 샤브샤브로 먹기엔 좀 매리트가 약한 것 같다. 혹은 맛을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배불러서일지도. 어쨌거나 말고기는 정말 끝내준다. 구이와 육사시미, 육회는 제주도 와서 강력 추천!!
# 숙소로 들어와서
이제 숙소로 들어가 짐을 풀고 근처의 편의점에 가서 커피를 사들고 테이블에 앉았다. 곧 추석이라 달은 밝고 환하다. 소원을 빌어봤지만 늘 그렇듯 보름달은 내 소원을 들어줄 리가 없지. 앗!!! 생각해보니 보름달에 빌었던 소원은 단 한번도 이루어진 적이 없었다. 그냥 빌지 말걸.
그곳에서 어머니와 친구분들은 정답게 이야기 나누시고 나는 편의점에 알짱대는 고양이 가족 사진들을 찍었다. 우웅~ 저렇게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 좀 봐.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다. 그렇게 이날의 피로가 고양이 가족들로 인해 사르르 풀렸버렸다.
옹기종기 참 포근해 보이네. 광주리에 쓸어담아 납치하고 싶구만.